이번 차박은 우리 집 막내 '볼트"(푸들, 10세, 남) 동행이다.
마눌과 함께 하기에도 좁은 차 안이지만 그래도 요놈이 있어서 또 다른 기대감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해서다.
차박지는 제주 김녕해수욕장으로 정했다.
제주시에서 차로 35분정도 동쪽 해안도로를 따라가면 해수욕장이다.
내가 아는 김녕은 구좌에 있는 만장굴과 더불어 김녕사굴(뱀굴)이 있는 곳이다. 한 번 가본 적이 있는데 아주 오래전 기억이라 또렷하진 않다. 지금은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모르겠다.(관광지 소개에도 잘 안 나옴)
김녕해수욕장은 거대한 너럭바위 용암 위에 모래가 쌓여 만들어졌다.
'외세의 침략을 막기 위한 작은 성'이라는 뜻으로 '성세기해변'으로도 불린다.
또한 여몽항쟁기 삼별초가 몽골의 침입을 막기 위해 제주 해안선 300여리에 쌓은 석성인 '환해장성'이 김녕에도 이어지고 있는데 김녕의 환해장성은 최근 복원되었다.
지도상 환해장성 표기된 부분이 우리의 차박지였다.
더불어 세기알해변이라고 불리는 곳은 스노쿨링과 다이빙의 명소다.
우리가 간날이 월요일임에도 많은 수영객들이 있었다.
<차박지 환경>
제주올레 20코스가 연결되고 있는 곳이다.
김녕해수욕장 캠핑장 앞 주차장에서 동쪽으로 약 1km 떨어진 곳이다. 해안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붉은색 노면의 도로가 바닷가 방향으로 나있고 그 길을 따라 들어가면 넓은 주차장이 나온다.
바닥은 자갈로 되어 있어 차박이나 캠핑하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문제는 화장실이었다. 우리가 세운 곳이 가장 평탄한 곳이라 차량을 이동할 경우 자리 잡기가 쉽지 않기에 화장실 가는 것을 최소화 해야 하는 것이 제일 불편했다.(해수욕장 화장실은 1km 정도 떨어짐)
<김녕해수욕장(성세기해변)>
수영객은 해수욕장 보다는 세기알해변에 더 많이 모였다. 해수욕장은 한가했다. 수영보다는 산책과 가벼운 물놀이 즐기기에 좋았다. 모래는 미세한 느낌이었다. 설탕보다도 더 부드럽고 밀가루보다는 거친 느낌. '백시멘트' 같았다.
평탄한 모래의 다른 해수욕장과 달리 많은 양의 모래가 이랑과 고랑을 형성하고 있을 정도로 많이 있어 찜질하기도 좋아 보였다.
'볼트'는 해수욕장이 처음이다.
주인이 이곳저곳 데리고 다녔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연신 혀를 내밀고 눈을 똥그랗게 뜨며 좋아하는 모습에 많이 미안했다.
모래사장 주위에 아무도 없어서 잠시 목줄을 풀어 놓았다.
처음인 환경이 이상한지 멀리가지도 않고 우리 주위만 맴돌았다.
김녕은 바람도 많다. 그래서 김녕항은 요트항으로 유명하다. 해상에는 서핑객들도 많이 찾는다.
아울러 풍력발전기도 돌아간다. 발전기를 볼 때면 신기하기도 하지만 자연환경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도 든다.
역설적이게도 풍력발전은 친환경을 고려해서 설치한건데 자연환경에는 그다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다.(물론 개인적인 생각이다.)
풍력발전기 바로 밑에 있으면 휙~휙~ 돌아가는 소리가 장난 아니게 크게 들린다. 무서울 정도다.
차박지까지 풍력발전기 회전소리가 들렸다.(차박 지장은 전혀 없음)
아침은 간단히 해결했다.
통밀빵샌드위치랑 참외! 물론 커피도 빠질 수 없다.
<캠핑장>
해수욕장 캠핑장에는 군데군데 갬퍼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아직은 여유공간이 많이 남아 있었다. 바로 앞이 바다고 바로 뒤가 주차장이다. 차박 말고 캠핑이라면 이곳이 최고의 장소이지 싶다.
다만 아직 해수욕장 개장 전이라 캠핑장 바로 옆 화장실은 개방하지 않고 있었다.
<세기알해변>
김녕해수욕장 보다 더 핫하게 떠오르는 곳이 세기알해변이다. 해수욕장과 붙어 있기는 하지만 포구 형태를 이루고 있고 바닥이 모래라 바로 가까이서 에메랄드 빛을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다이빙도 가능하기에 더 인기가 있는 곳이다.
다만, 다이빙은 만조 시간 때를 맞춰야 한다. 간혹 물 깊이를 착각해서 다이빙하는 경우도 있는 모양이다.
주의사항을 알리는 표지판에 경추골절, 척추골절 사례가 있었음을 알리는 무시무시한 문구가 있었다.
우리는 환해장성에서 차박을 마치고 세기알해변 주차장으로 이동했다.
바다를 직관할 수 있는 장소에서 커피 한잔을 더 마시고 싶었다.
차 안에서 주는 여유로움을 최대한 만끽하려 했다.
이번 일정에 합류한 '볼트'로 인해 심심치 않게 차박을 마쳤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다음 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자리 잡을 시간이기도 하다.
볼트!!! 너랑 함께여서 참 좋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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