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신흥해수욕장 차박 후기.(feat. 삼양 정낭집 낚지볶음, 조천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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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신흥해수욕장 차박 후기.(feat. 삼양 정낭집 낚지볶음, 조천수산)

먹돌세상 2024. 5. 12.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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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박 위한 중고차(카니발) 구입 후 첫 차박이다.
첫 차박지로 함덕해수욕장과 조천 사이 해안도로에 있는 신흥해수욕장을 택하기로 했다.
 
토요일이었지만 차박러들이 얼마 없었고 한적한 분위기였다. 조용한 차박을 원한다면 차박지로 추천!!!
 

저녁식사 식당
제주 삼양 정낭집(낚지볶음)


차박지로 가던중 배고프다는 마눌님의 요청을 받아들여 제주 삼양에 있는 정낭집을 선택했다. 메뉴는 낙지볶음이었고 예약을 안 하고 간 터라 30분 조금 넘게 기다렸던 것 같다.  

손님들이 많아 처음엔 관광객들에게 알려진 맛집인줄 알았는데 오신 손님들 대부분 제주도민이었다.
60대 어르신 30여명 단체예약으로 인해 평소보다 좀 더 기다렸던 같다.(산에 다녀오고 뒤풀이 하는 듯)
 
사장님께 물어보니 점심때는 손님들이 많아 예약을 받지 않는다고 하고 저녁에는 예약도 가능하다고 한다. 
 

식당 메뉴판 사진
메뉴, 가격

 
우리는 가장기본인 낚지볶음 2인분!
맛은 보통맛과 매운맛이 있었는데 매운 정도를 가늠할 수 없어 보통맛으로 주문했다.
보통맛으로 주문하길 잘했다. 나와 마눌님의 입맛에 딱!이다.
 
볶음은 불맛이 들어간 향이 났고, 낚지 역시 도톰한 다릿살이 많았다.
개인적으로 내가 대만족한 건 곁들여 나온 해물된장찌개였다. 공깃밥과 함께 1인당 1그릇씩 국거리 형태로 나오는데
그 맛이 가히 진국이다. 진한 맛보다는 순한 맛이다. 입안에 해물의 향기가 오래 지속됐다. 
맛집이었다. 맛에 만족한 식사를 오랜만에 한 것 같아 행복했다. 
 

상추 등 추가반찬은 셀프다.


만족한 저녁식사를 하고 신흥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위치는 전부터 알고 있던 터라 쉽게 찾아갔다. 해안도로에 위치해 있고 진입로도 넓고 예쁘게 포장되어 있다. 
 
함덕해수욕장에 밀려난 조그만 모래사장을 가진 해수욕장이지만 지역주민들 삶에 많은 위안과 안식을 주는 곳이다.
신흥에 사는 지인이 있는데 내가 고등학교때 놀러 가서 해녀인 친구 어머니가 채취해 온 성게를 같이 깠던 기억이 있다. 
 
이제는 그 동네에 차박을 왔고 힐링을 하러 왔다. 그래서 낯설지 않다.
 

해수욕장 푯말 사진
해수욕장 푯말


차박러들에게 제일 중요한 화장실이다.
입구에 큼지막하게 위치해 있다. 깨끗하고 시설도 좋다.  만족이다.

 

해수욕장 화장실 사진
화장실 모습(방사탑 형태)

 
안심 비상벨이 남, 여 화장실 안에 있어 안전하다는 생각이다.
"정말 누르면 경찰이 올까?", 
쓸데없는 호기심이다. 힐링하러 왔는데 차박에 집중! 

화장실 안심비상벨
안심비상벨 설치된 화장실


사진에 담지는 못했지만 시멘트 포장된 해수욕장 끝까지 가면 약 250미터 정도 된다. 길 옆으로 카라반과 캠핑카들이 군데군데 있고
해수욕장 끝에서 다시 왼편(서쪽)으로 연결된 작은 시멘트길이 나온다. 시멘트길은 200미터 더 들어갈 수 있지만 더 이상은 차량 운행이 불가능하니 참고! 
우리는 다른 차들과 같이 붙여 있는게 불편해서 시멘트 길 옆으로 주차했다.

주차 사진
석양이 질 무렵이라 사진이 어두움

 
아직 차박 초보여서 내부 꾸미는게 서툴지만 나름 감성을 내본다는 생각으로 마눌님이 직접 세팅한 모습이다.
내가 해야할 일은 차량관리와 각종 전자제품의 전원을 안정되게 공급하는 일이다. 또 비날씨가 예상되기에 비에 대한 대비도 내가 해야 할 일이다. 
 
사실 차박의 진두지휘는 마눌님이 한다.
나는 곁가지다. 그냥 하라는 일만 하면 된다.  그래도 좋다. 밥이랑 간식, 커피, 맥주는 잘 챙겨준다.

 

차량내부 사진
발이 나와 죄송

 
저녁은 먹고 도착했기에 차에서 간단히 맥주 한 캔 했다.
긴장이 풀어진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힐링 시간이다. 분주히 움직이던 마눌님도 이제야 안정을 찾아 밖을 쳐다본다.
차밖으로 어선들 집어등이 운치를 더 한다. 이래서 차박을 하나 보다.

어선 집어등 사진
어선 집어등(이때 이후 비가 시작됐다.)

밤 10시쯤 잠자리에 들었다.
세찬 빗소리에 깼고, 모기에 물려 일어났다. 자다 깨다를 몇번 하다 보니 날이 밝아 있었다. 
나는 평소에도 그렇지만 모기에 엄청 예민하다. 특히 손목과 발목만 문다. 마눌님은 멀쩡하다.
왜 나만?
 
중간에 일어나서 화장실 다녀오다 해수욕장에서 바라보는 육지 모습이 너무 예뻐 사진을 찍었다.
화장실 가는게 번거로워 대충 풀숲에서 해결하려 했는데 화장실 가기를 잘한 것 같다. 

신흥해수욕장 야경
신흥해수욕장 야경

화장실에서 나오다 옆 탈의장 사용료 안내판을 보니 신흥해수욕장은 온수가 불가능하단다.
여기서 하는 해수욕은 한여름에나 자유롭게 가능할 듯하다. 물론 냉수가 불편하지 않다면 괜찮겠다.

샤워장 안내판
아직은 샤워장 운영하지 않음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간밤 모기와 사투를 벌였던 그 모기 놈을 잡으려 했지만 발견하지 못했다.

바다 내음을 가까이서 맡아보려고 파도 가까이 갔다. 바닥 현무암이 너무 거칠었다.

혹시 현무암 지대를 가려거든 운동화를 단단히 매고 가길 당부한다.
특히 중간 중간에 흔들거리는 바위가 있어 자칫 발목이 돌아가는 부상을 입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넘어지는 순간 뽀족한 돌덩이는 당신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겨줄 것이다.
내가 경험해봐서 안다.

 

현무암 바위 - 날카롭습니다.

 해수욕장은 크지 않다. 하지만 물놀이하는데 지장은 전혀 없겠다.
특히, 아이들 놀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수심이 깊지 않고 시선이 분산되지 않아 혹시나 모를 안전사고에 즉시 대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바다 중간 중간에 방사탑이 있다. 사진의 돌무더기 같은 모습이다.
방사탑의 역할은 바다에서 마을로 들어오는 액운을 막아준다는 뜻으로 세운 탑이다. 
신흥뿐만 아니라 다른 마을에서도 흔히 볼 수 있지만 제주에만 있는 독특한 형태의 샤머니즘이다.

해수욕장 사진
크지않은 해변-방사탑 2개 보임

우리도 국룰에 따라 아침은 라면이다. 물론 내가 끓인다. 라면만큼은 내가 더 잘 끓인다.
마눌님이 특별히 오늘은 계란을 2개 풀어 넣으란다.
오늘따라 시큼한 김치가 입맛을 돋운다. 면을 먹고 난 후 햇반을 넣고 다시 끓이니 끈적한 수프 형태로 바뀌었다.
든든한 아침식사였다.

 

아침식사 라면사진
라면은 신라면!

밖에서 아침 식사 후 커피까지 마시려 했지만 바람이 불어서 차 안으로 들어왔다.
커피마시면서 창 너머 바다 풍경이 평소와는 다르게 보인다. 
드디어 나도 갬성이라는 걸 갖게 되는가?

 

차안에서 밖 풍경
창밖의 갬성 바다

11시쯤 철수했다.
요즘 핫하다는 조천수산은 신흥해수욕장 인근이다. 
집으로 가는길에 들러 보기로 했지만 이른 시간인지 영업 전이다.

식당사진
조천수산 사진

횟감은 그때 그때 다르고 가격도 다르다.
솔직히 가격대가 저렴한 건지 비싼 건지 잘 모르겠다.
내가 사먹는 다면 황돔이랑 우럭회 정도다.
추가로 뿔소라도 좋다. 소주 안주로 정말 좋다.

가격표
가격표

저녁 시간때 와서 회 한 접시 하면서 바다뷰를 향하고 소주 한잔!
이곳도 운치 있을 듯하다. 나중에 찾게 되면 후기 남겨볼 예정이다.

 

방파제 사진
조천수산 앞 방파제 - 차량운행시 위험할수 있어 주의!!

 중고차 구입후 첫 차박이었고 훌륭했다.
다른 차박러들과 비교할 때 조촐하고 부족함이 있을 수 있겠지만 힐링과 행복을 굳이 남과 비교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
 
새로운 곳을 찾아 떠나는 과정도 행복하고
그곳에서 먹는 음식도 최고다.
 
그리고 그곳에서 맞이하는 아침은
나에게 최고의 행복함을 가져다 준다.

그걸로 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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